쇼그렌증후군은 단순히 약만으로 해결되는 병이 아닙니다. 이 자가면역질환은 전신의 면역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 발생하며, 식습관과 영양 상태가 그 흐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저는 진단을 받고도 한동안 약만 의지했지만, 잦은 피로와 반복되는 구강 궤양, 눈의 통증이 나아지지 않아 식단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적절한 음식을 섭취하면서 몸의 컨디션이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쇼그렌증후군에 좋은 음식은 단순히 '건강에 좋다'는 차원을 넘어, 면역과 염증 반응을 실질적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항산화 음식이 면역을 조절합니다
쇼그렌증후군은 활성산소에 의한 염증 반응이 전신적으로 일어나는 질환입니다. 이때 가장 기본이 되는 접근법이 바로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입니다. 저는 매일 아침 블루베리, 아사이베리, 석류, 케일, 시금치 같은 음식을 갈아 마셨습니다. 이러한 식품에는 비타민 C, E, 셀레늄, 폴리페놀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자가면역으로 인해 손상된 세포를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블루베리 속의 안토시아닌은 눈의 피로를 줄이는 데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어 안구건조증이 심했던 저에게는 필수였습니다. 생과일 그대로 먹기 어려울 때는 냉동베리나 무가당 주스를 이용했고, 설탕과 가공물은 최대한 배제했습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염증을 억제합니다
쇼그렌증후군의 주요 문제 중 하나는 만성 염증입니다. 이 염증을 억제하는 데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이 바로 오메가3 지방산입니다. 저는 연어, 고등어, 정어리 같은 등푸른 생선을 주 2~3회 섭취했고, 평소에는 식물성 오메가3가 풍부한 아마씨, 치아씨, 호두를 간식처럼 먹었습니다.
특히 아마씨는 곱게 갈아서 요거트나 죽에 뿌려 먹었고, 치아씨는 물에 불려 젤 상태로 만들어 먹었습니다. 이런 식물성 지방은 장내 염증 수치를 낮추는 데도 효과가 있어, 복부 불편감과 피로가 완화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쇼그렌증후군 환자들 사이에서는 EPA와 DHA 함량이 높은 고품질 오메가3 보충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비타민 D와 칼슘은 뼈 건강을 지켜줍니다
자가면역질환을 앓는 많은 환자들이 골밀도 저하를 경험합니다. 특히 쇼그렌증후군 환자 중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지므로, 비타민 D와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햇빛을 자주 쬐기 어려운 날에는 달걀노른자, 표고버섯, 고등어 등 자연 비타민 D 식품을 선택했고, 칼슘은 멸치, 무화과, 유제품으로 보충했습니다.
간혹 유제품에 민감한 분들도 있으므로, 그런 경우에는 두유나 칼슘 강화 식물성 음료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비타민 D는 면역 조절 기능도 있기 때문에, 결핍되면 병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경고를 자주 접했습니다.
전신 피로 완화에는 복합 탄수화물이 좋습니다
쇼그렌증후군을 앓고 계신 분들은 하루 중 설명할 수 없는 피로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아침에 일어나는 것부터 큰 부담이었고, 한두 시간만 활동해도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으면서 에너지를 천천히 공급해주는 복합 탄수화물 위주로 식단을 조정했습니다.
현미, 귀리, 퀴노아, 보리, 고구마 같은 곡류는 소화도 느리고 포만감이 오래가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흰쌀밥, 정제된 밀가루 제품은 피로를 가중시켜 피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아침 식사는 복합 탄수화물에 단백질을 곁들여야 하루 에너지 유지가 가능했습니다.
장 건강은 면역 건강과 직결됩니다
쇼그렌증후군은 장 기능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이 면역 시스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장 건강을 유지하는 음식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매일 김치, 요구르트, 된장국, 청국장 등을 식단에 포함시켰습니다.
특히 발효식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류는 장내 유익균을 늘리는 데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자극적인 김치나 염분이 높은 장류는 되도록 순하게 조리해서 먹었습니다. 고추장 대신 간장이나 들깨가루를 활용해 자극을 줄이는 방식으로 조리했습니다. 쇼그렌증후군 환자는 구강 건조로 인해 식도염, 위장 장애도 잦기 때문에, 음식의 질감과 조리법 역시 신경 써야 합니다.
피해야 할 음식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쇼그렌증후군에 좋은 음식을 알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증상을 악화시키는 음식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처음엔 커피나 단 음료를 좋아했는데, 그날은 더 입이 말라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카페인, 알코올, 정제 설탕, 가공식품은 모두 탈수 작용을 유발하거나 염증 반응을 높이는 주범입니다.
특히 MSG나 식품첨가물이 많은 가공식품은 섭취 후 관절통과 피로감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아예 식재료를 눈으로 보고 구입해, 손수 조리해서 먹는 습관으로 바꿨습니다. 외식을 자제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조리 방식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음식은 약이 아닙니다. 그러나 치료를 지탱합니다
쇼그렌증후군을 앓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약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저를 회복시킨 것은 약물만이 아니라 내 몸을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음식은 단순한 영양이 아니라, 염증을 낮추고 면역을 조절하는 도구입니다. 때로는 몸이 먹고 싶어 하지 않는 음식이, 제일 필요한 음식이기도 했습니다.
쇼그렌증후군에 좋은 음식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원칙은 동일합니다. 자연식, 항염식, 균형 잡힌 식단은 이 병을 관리하는 데 있어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저는 오늘도 건강한 재료를 고르고, 손수 끓인 국 한 그릇에 감사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당신도 오늘부터 천천히 시작해 보시길 바랍니다. 음식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바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