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착증은 단순히 나이 들어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고, 그 결과 통증과 감각 이상, 보행 장애까지 일으키는 복합적인 질환입니다. 문제는 치료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환자마다 상태가 다르고, 증상의 정도와 위치, 통증의 양상, 신경 압박의 심도에 따라 접근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는 60대 어머니가 척추협착증 진단을 받으셨을 때, 직접 여러 병원을 돌며 치료 계획을 상담하고 비교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계별 전략’이었습니다. 치료는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증상에 따라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협착증 치료법을 가능한 모든 각도에서 자세히 안내드리겠습니다.
초기 협착증 치료법: 약물요법과 물리치료
협착증이 초기 단계일 때는 수술 없이도 증상 완화가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 시기에는 주로 통증 조절과 신경 염증 억제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소염진통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는 신경 압박 부위의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근이완제: 근육 긴장을 풀어줘 허리 통증을 완화하고, 움직임을 돕습니다.
신경통 치료제: 가바펜틴이나 프레가발린 같은 약물은 신경성 통증을 줄이는 데 사용됩니다.
어머니는 이 단계에서 약물 복용과 함께 온열 치료와 저주파 물리치료, 견인치료 등을 병행하셨습니다. 약 4주간 꾸준히 관리하자, 다리 저림 증상이 확연히 줄었고, 허리 통증도 점차 가라앉았습니다.
하지만 이 치료법은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을 관리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되거나 약물 반응이 떨어질 경우 다른 치료법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중등도 협착증 치료법: 주사치료와 신경차단술
증상이 약물치료로 조절되지 않거나, 다리 저림과 파행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비수술적 시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가장 흔히 시행되는 치료가 바로 신경차단술입니다.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 신경 주변에 약물을 주입하여 염증을 완화하고, 부종을 줄여 신경 압박을 해소합니다.
신경근 차단술: 특정 신경 분지에 국소 마취제를 주사하여 통증을 줄입니다.
고주파 열응고술: 통증 유발 신경을 고주파로 지져 신호를 차단하는 시술입니다.
어머니는 종아리와 발가락까지 통증이 퍼지던 시점에서 신경차단술을 받으셨고, 시술 직후부터 통증 강도가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다만, 이 효과는 일시적이며 개인차가 있어 반복 시술이 필요할 수 있고,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기에 정확한 진단과 계획이 중요합니다.
적극적인 운동치료와 재활운동
협착증이 있다고 무조건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오해는 버리셔야 합니다. 오히려 통증이 감소된 시점에서는 적극적인 운동 치료가 회복의 핵심입니다.
요추 안정화 운동: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여 디스크 및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입니다.
스트레칭: 경직된 허리와 골반 근육을 이완시켜 통증을 완화합니다.
도수치료: 전문 치료사가 직접 자세 교정과 관절 이완을 통해 균형을 회복시켜 줍니다.
저희 어머니는 지역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재활 운동 프로그램에 등록하여, 주 2회 꾸준히 운동을 병행했습니다. 약 3개월 뒤에는 간헐적 파행 증상이 거의 사라졌고, 무릎 통증까지 함께 좋아지는 효과를 보셨습니다.
주의하셔야 할 점은, 운동을 무리하게 시작하거나 독자적으로 진행할 경우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드시 전문 물리치료사나 재활의학과 의사의 지도하에 진행하셔야 안전합니다.
중증 협착증 치료법: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
수술은 협착증 치료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모든 환자가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다음과 같은 경우에만 적극 고려하게 됩니다.
대소변 조절이 어려워지는 경우
양다리에 심각한 감각 이상,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간헐적 파행
6개월 이상 보존 치료에도 호전이 없는 경우
수술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습니다.
현미경 감압술: 협착 부위를 절제하여 신경 압박을 해소하는 수술입니다.
척추유합술: 불안정한 척추를 금속기구로 고정하여 움직이지 않게 합니다.
내시경 수술: 최소 절개로 협착 부위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회복이 빠릅니다.
어머니는 결국 현미경 감압술을 선택하셨고, 입원 기간은 7일, 회복 기간은 약 2개월이 걸렸습니다. 수술 직후 다리 통증이 거의 사라졌고, 무엇보다 새벽마다 깼던 허리 저림이 사라져 수면의 질이 극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물론 수술은 부담이 크지만, 심각한 신경 압박이 있다면 오히려 회복의 기회를 앞당기는 결정일 수 있습니다.
협착증 치료, 무조건 수술이 정답일까요?
많은 분들이 협착증 진단을 받는 순간 수술부터 떠올리십니다. 하지만 수술은 절대 첫 번째 치료법이 아닙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환자들은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 증상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명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또한 치료에 있어 일관성보다는 유연한 전환이 더 중요합니다. 처음엔 약물로 시작했다가 주사치료, 운동치료, 수술까지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단 한 번에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무리하며: 협착증 치료, 멈추지 마세요
협착증은 정답이 하나인 질환이 아닙니다. 치료법도, 회복 속도도, 환자의 반응도 모두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는 단기적인 계획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이어져야 할 하나의 습관입니다.
어머니가 협착증 진단을 받고 처음에는 좌절하셨지만, 꾸준히 치료에 참여하시면서 지금은 시장도 혼자 다니시고, 버스도 편하게 타십니다. 완치는 어렵다 해도, 생활이 가능하게 만드는 회복은 분명 가능합니다.